최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주 배당 주는 ETF'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ULTY(Simplify Ultra Short-Term Options ETF)입니다. 700만 원만 투자하면 매주 13만 원 이상(세전)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ULTY ETF의 높은 배당금 뒤에 숨겨진 비밀과, 반드시 알아야 할 치명적인 위험 요인을 최신 데이터로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ULTY ETF,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ULTY ETF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 극단적으로 높은 분배율: 가장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최신 데이터 기준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분배율이 무려 119%에 달합니다. 단순 계산으로 현재 주가인 약 7,300원에 1,000주(약 730만 원)를 매수하면, 최근 주당 분배금인 약 130원을 기준으로 매주 약 13만 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 매주 지급되는 배당금: 국내에는 없는 '주배당' 방식이라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매월 월급처럼 들어오는 월배당을 넘어, 매주 용돈처럼 현금이 입금되는 구조는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이처럼 상상 이상의 배당률과 매력적인 지급 방식 덕분에 ULTY는 많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연 119%' 배당금,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이렇게 높은 배당률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ULTY는 '커버드 콜(Covered Call)' 전략을 사용하는 ETF입니다.
커버드 콜 전략이란?
특정 주식을 보유하면서, 그 주식을 미래의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다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전략입니다. 이 권리를 판매하는 대가로 받는 돈을 '옵션 프리미엄'이라고 하며, 이것이 바로 배당금의 주된 재원이 됩니다.
특히 ULTY는 옵션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기 위해 변동성이 높은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습니다. 최신 보유 비중을 보면 퍼스트 아메리칸 국채 펀드와 같은 안정 자산도 일부 있지만, 여전히 엔비디아, 코인베이스와 같이 변동성이 매우 큰 기술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주식들의 높은 변동성을 이용해 비싼 값에 콜옵션을 팔아 높은 분배금의 재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가장 치명적인 함정: '원본 분배(Return of Capital)'
하지만 옵션 프리미엄만으로는 119%라는 경이로운 분배율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ULTY 분배금의 재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분배금의 상당 부분이 옵션 프리미엄 수익이 아닌,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서 지급하는 '원본 분배(Return of Capital)'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쉽게 말해, 내 돈(원금)을 깎아서 나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고 있는 셈입니다.
주가 하락 시 벌어지는 끔찍한 시나리오
'원본 분배' 구조는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계속 오르면, 주식을 일부 팔아서 분배금을 주더라도 전체 ETF 가격이 유지되거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초자산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 ETF 가격의 끝없는 추락: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분배금을 주기 위해 계속 원본(주식)을 팔아야 하므로, ETF의 주가는 그야말로 0달러를 향해 곤두박질칠 수 있습니다.
- 분배율의 착시: ETF 가격(분모)이 떨어지면, 지급되는 분배금(분자)이 줄어들어도 분배율 자체는 여전히 높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배당금의 절대적인 액수는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 실제 수익률의 진실: 높은 분배율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배당으로 받은 금액보다 원금 손실이 훨씬 더 커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커버드 콜의 본질적 한계와 높은 보수
여기에 커버드 콜 전략 자체의 구조적 문제점도 더해집니다.
- 상승은 제한, 하락은 그대로: 주가가 상승할 때는 콜옵션 때문에 상승분의 일부만 누릴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할 때는 다른 안전장치 없이 보유 주식과 똑같이 하락을 맞아야 합니다.
- 높은 운용 보수: ULTY의 연간 운용 보수는 1.3%로, 일반적인 ETF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내 자산의 1.3%가 매년 수수료로 사라지는 셈입니다.
결론: 요술 상자가 아닌 '고위험 상품'
ULTY ETF는 매력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상품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원본(원금)을 깎아 배당을 지급'하는 구조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만 유효한 전략이며, 하락장에서는 원금과 배당금 모두를 잃을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임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연 119%라는 숫자에 현혹되기보다는, 그 분배금이 어디서 나오는지,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투자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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